★★★★☆
이 영화가 재밌다는 추천은 몇번 받았었지만 솔직히 그냥저냥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와중 이동진 기자의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을 보고, 그리고 때마침 지루한 틈에 보게 되었는데 진작에 보지 못한 것이 후회될 정도로
매우 특별하고 좋은 영화였다.
각각 상이한 환경에서 자란 톰과 썸머.
분할된 양쪽 화면에서 그들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영화의 시작부분은 이 영화가 철저하게 그 두사람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태도나 행
동, 공통분모, 그러나 어울리면서도 너무 다른 둘을 보여준다.
사랑과 운명을 믿는 톰과 그렇지 않은 썸머...
혹자는 톰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않는 썸머를 비난하지만 룰을 어긴건 사실 톰이다.
썸머는 미리 캐주얼한 관계를 원한다고 양해를 구했으므로...
사실, 심정적으로는 썸머가 미운 마음이 이해가 가지않는건 아니지만...
발리우드 같은 연출로 행복에 겨워하는 톰을 보여주는 장면ㅋㅋ그러나...;;
영화상에서 시간의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보여줘서 톰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것도 하나의 볼거리다.
좋았다가 그러지 않았다가, 깔끔했다가 엉망진창이 되었다가 또 괜찮았다가... 세련된 감각으로 연출된 화면이 이를 더 즐겁게 만들어준
다.
희노애락이 다 담긴(?) 톰의 500일을 보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것도 잊은채 몰입 할 수 있었다. 톰이 새롭게 500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게 하는 마지막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흔하디 흔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질렸으면 이 영화를 보라.
참고로 톰의 여동생으로 간간히 등장하는 레이첼(클로이 모레츠)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ㅡㅡ;
ps : 영화의 막바지에 톰과 만나 톰이 옳았음을 시인하는 썸머가 말하는 우연론(?)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에 나오는 내용이랑 유사했다(소설상에서 테레사가 토마스를 운명의 남자라고 확신하는 장면). 시나리오 작가가 이 책을 읽은걸까?...
아님 뭐 그냥... 우연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