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들 - 이장욱
당신들은 목소리를 흘린다.
나는 흩어지는 것들을 바라본다.
거리의 신호등은
물질적이고
누구나 어제의 힘으로 겨우
미래에 도달했다.
그녀는 혼자 외우기 좋은 주문을 알게 되었고
그는 개들의 침묵을 이해했으며
너는 십년전 어느날 했던 말들을
정확하게 반복했다.
붉은 등이 켜지자
외로운 자들만 읽을 수 있는
하나의 책이 되기 위해
모두들 생각을 멈추었다.
사실 생각이란
횡단 보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누군가는 미래로 전화를 걸고
누군가는 갑자기 거리로 달려 나갔지만
모두가 거리의 정적을 느낀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욕설에 익숙한
소년 소녀들의 몫
자동차들은 언제나 과거로부터 나타나고
나는 험상 궂은 표정으로
슬픔을 표현 할 수 있다.
주문을 외우자
푸른 불이 켜지고
거리는 영원히 어어졌다.
긴 정적이 시작 되었다.
모두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은 듯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