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 김열
처음으로 가슴에 붉은 꽃을 달았다.
다른 수상자가 소감을 밝히는 순서에서 깊은 시력(詩歷)처럼 자신의 둥근 어머니에 대해 차분히 말할 때
나는 고개 숙여 두근거리며 피어나는 꽃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아름다웠다,
잠시 밀려오는 생은 아름다웠다.
겨울 외투 속에서
말라비틀어지고 터진 젖살이 가슴에 매달리기 전까지는
맹목의 젖꼭지를 시퍼런 꽃대가 물고 먼저 부풀어오른 꽃잎들 부르르 떨기 전까지는
몰랐다, 내 안에서 늙고서 내 밖에서 더 늙은 당신이 또다시
신인(新人)처럼 오셨는지 몰랐다.